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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조선업계 기술 전략의 변화.. 디지털전환과 디지털트윈

신발 산업은 가장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나이키(NIKE)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생산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임금이 저렴한 제3세계에 많은 생산시설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을 역행한 기업이 나오기 시작했다. 바로 독일에 본사를 둔 아디다스(Adidas)다.

아디다스는 중국 등지에서 공장을 철수한 대신 2016년부터 독일 바이에른주 안스바흐에서 새로운 운동화 공장을 건립했다. 과거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고 독일 내 마지막 공장의 문을 닫은 지 24년 만의 귀환이다. 아디다스가 공장을 다시 독일에 지을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potation)에 기인한다.

아디다스가 독일에 완공한 공장은 이른바 ‘스피드 팩토리’라 불린다. 스피드 팩토리는 아디다스와 독일 정부, 아헨공대가 3년 이상 심혈을 기울인 합작품으로 알려졌다. 스피드 팩토리는 클라우드 기반 사물인터넷(IoT) 운영체제를 도입해 대부분의 공정을 자동화했다. 이를 통해 인건비를 대폭 낮췄다. 실제로 이 공장은 160명만이 일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향후 이곳에서 연간 1백만 켤레에 달하는 스포츠화를 생산할 계획이다.

 

국내 조선업계의 디지털 기술 접목 현황

신발 산업처럼 거대한 작업장에서 대규모의 인력을 투입하는 산업으로 조선업이 있다. 또한 조선업과 해양플랜트 산업은 다품종 소량 생산의 대표적 산업이다. 다양한 선사의 각기 다른 요구를 모두 충족시켜야하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2010년부터 공기 단축과 효율적인 원자재 투입을 위해 ‘조선+IT융합’을 추진했다.

선박과 해양플랜트는 모두 도면에 따라 건조된다. 국내 조선업계는 이런 도면을 모두 전자파일화해 사무실과 현장을 하나로 이었다. 드넓은 대지가 필요한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도면을 보고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덕분에 한 곳에 모이는 시간을 단축해 작업 능률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거대한 부피 때문에 기존 도크에서 건조가 불가능하다. 조선소 앞 바다와 여러 부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건조가 이뤄지는데 여러 작업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태블릿을 통해 도면을 공유하고 회의를 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이 큰 효과를 거뒀다.

디지털 기술은 건조과정 뿐만 아니라 결과물인 선박과 해양플랜트에도 활용됐다. 대표적인 사례로 현대중공업의 경우 유무선 선박 통합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하나의 화면에서 선박 내 엔진, 항법 시스템 등 모든 장치를 제어하고, 육상에서 위성을 통해 원격으로 선박의 모니터링과 제어는 물론 간단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유지 보수까지 가능하게 했다.

에머슨 선박 디지털 트윈
선박 디지털 트윈(이미지. 에머슨 오토메이션 솔루션)

 

디지털 트윈이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단어 그대로다. 물리적(Physical) 세계와 동일한 디지털(Digital) 쌍둥이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센서에서 아날로그 데이터를 수집해 디지털 데이터로 단순히 1:1로 저장하는 것은 정적인 디지털 모델이라 한다. 디지털 트윈은 1개의 데이터가 N개의 지식과 솔루션을 만들고 물리적 자산의 최적화를 위해 실시간으로 피드백하는 동적인 모델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2014년 GE가 처음 제안한 이후 최근까지 10대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맥킨지는 2025년까지 3조 9천억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것이라고 분석했다. 가트너는 2018년 디지털 트윈이 인공지능, 블록체인, 엣지컴퓨팅 등과 더불어 가장 주목하는 기술 분야라고 선정한 바 있다.

디지털 트윈이 생산성 개선은 물론 다양한 사회문제까지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는 전문가들도 나타났다. 제조업 뿐만 아니라 항공, 조선, 교통은 물론 소비재, 도시분야까지 적용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제조현장에서는 디지털 트윈으로 설비의 이상징후를 사전에 감지하여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정비하고, 생산공정의 에너지 흐름을 분석하여 낭비요인을 제거하는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조업 비즈니스 전략 자체를 새롭게 창출하는 디지털 전환이 실현되고 있는 중이다.

디지털 트윈의 개념도(이미지. 딜로이트)
디지털 트윈의 개념도(이미지. 딜로이트)

 

디지털 트윈으로 항공 및 발전 분야에서 연료효율 1%를 증가하는 것만으로 연간 6조~8조원을 절감할 수 있다. 에너지 설비 가동시간을 1% 줄이는 것으로도 연간 5조~7조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스마트 시티 건설 분야에서 디지털 트윈과 오픈 플랫폼 모델을 접목함으로써 교통∙주택∙환경 등 고질적인 사회문제들을 저비용으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향후 10년 동안은 제조, 특히 팩토리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주류층의 의견이다. 이후 자동차, 헬스케어 등 전 산업으로 본격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조분야는 디지털 및 SW에 의한 상황판단에 대해 수용성이 높고 관련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빠른 도입이 가능하다. 생산인력의 빠른 감소로 숙련공 노하우를 디지털화하고 비숙련공을 위한 의사결정 지원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조선 및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도 대표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2025년 디지털 트윈 경제적 파급 효과 (출처. 맥킨지)
2025년 디지털 트윈 경제적 파급 효과 (출처. 맥킨지)

 

또한 제조분야는 저성장 극복을 위해 자동차, 항공 등 조립제품 외에 철강, 화학 등 기초소재까지 경쟁적으로 디지털 트윈을 도입해 나갈 전망이다. 팩토리 분야에서는 디지털 트윈으로 생산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꾀해 개인 맞춤이라는 신규 트렌드에 대응하려는 노력에 따른 기술 발전의 형태로 스마트 팩토리가 부상한 것이다. 이는 제조 과정에서 레고블록을 쌓듯이 생산라인을 조합하여 고객주문 다변화에 대응하는 모듈러(Modular) 팩토리 연구를 발전시켰으며, 이에 대한 사업화가 적극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조선업의 만남

디지털 기술을 건조과정과 선박, 해양플랜트에 적극적으로 이식하던 조선업계에도 혁신 과제가 주어졌다. 바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다. 디지털 트윈은 말 그대로 가상의 공간에 실물을 재현한 사본을 말한다. 미국의 IT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가 2018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선정한 주요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 중 하나이다. 디지털 트윈의 가장 정확한 예시는 아마 영화 속에서 자주 접하고 있는 기술이다. 바로 마블의 [아이언맨]이 대표적이다.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사물인터넷(IoT)기술을 활용한 인공지능 ‘자비스’는 아이언맨 슈트의 운용 전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생산 과정에서 가상의 테스트까지 진행했다.

디지털 트윈 선박(해양플랜트)의 개념은 아이언맨의 예시와 비슷하다. 먼저 조선소에서 설계, 생성되어 운항 과정에서 생애주기 동안 IoT를 활용해 빅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실제 선박이 있어야 한다. 둘째,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및 관리되는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의 3D 통합정보로 구현된 디지털 선박이 있어야 한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선박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게 한다. 3D 통합정보로 구현된 디지털 선박에 다양한 데이터가 입력되고 시뮬레이션 모델은 결과와 영향 또는 문제점을 도출한다. 조선사는 이를 토대로 실제 선박을 건조하거나 건조 전 여러 가지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다. 배를 운영하는 주체인 선사는 디지털 선박을 활용한 VR 선원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고 운항데이터를 디지털 선박에 대입해 최적화된 유지보수 기간과 절차를 확보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이 스마트 선박 구현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기자재 업체들은 디지털 선박을 통해 장비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정비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프로세스 플랜트 분야 글로벌 선도기입인 에머슨은 업계 최초의 통합 제어 및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사용하여 가동 중인 플랜트의 정확한 디지털 복제본을 만들 수 있도록 솔루션을 구축했다.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통해 구축된 이 고충실도 시뮬레이터는 플랜트 및 조선에서의 방대한 제조 현장에서 실제 제어 시스템과 나란히 실행되므로 변경 사항이 전기 공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고급 테스트가 가능하다.

에머슨은 디지털 트윈 기술은 단순히 제품이나 구성 요소를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환경에서 센서가 제공하는 데이터로 보강된 시스템 부품이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반응하는지에 대한 연구 데이터를 사용하여 실제 조건을 분석하고 시뮬레이션하며 운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트윈은 전문가와 모니터링 장치 및 센서와 같은 제어기기의 실제 조합을 위한 프록시 역할을 담당한다는 설명이다.  플랜트 및 선박 제조 현장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분산된 각각의 설비와 솔루션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공사하고 만드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디지털 트윈이 실제적인 운영에 대한 위험없이 각각으로 만들어지는 부품과 솔루션들을 효과적으로 병합할 수 있는 방법을 즉각적으로 시험해 볼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의 디지털 트윈 도입

국내 조선업계는 디지털트윈에 대한 빠른 기술 도입에 나서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설계단계에서 2D 종이도면을 완전히 배제했다. 태블릿을 활용해 3D 작업정보를 통합, 무도면 조선소로 전환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3D 정보를 기반으로 조선소 작업 현장의 다양한 공정·생산정보를 휴대폰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가상현실 장비와 함께 직원들의 안전교육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영국 롤스로이스, 노르웨이.독일 연합 선급협회와 함께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플랫폼(OSP: Open Simulation Platform)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미지. OSP 안내 웹사이트)
(이미지. OSP 안내 웹사이트)

 

빅3 조선사와 달리 중소조선사들은 회사 자체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빅3 조선사는 고부가가치 선박과 플랜트에 집중해 중국 조선사와의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었지만 중소 조선사들은 중국발 저가입찰에 큰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가 나서서 사물인터넷(IoT)기술과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한 한국형 스마트야드(K-Yard) 개발을 결정했다. 총 예산이 4,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정부는 2025년까지 두 곳의 중소조선사에서 시범 운영을 거친 후 모든 중소조선사에 K-yard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스마트야드 도입을 통해 중국에 밀린 가격경쟁력을 회복함으로써 그동안 미진했던 중형 벌크선과 탱커선의 수주량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About 오승모 기자

인더스트리어리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산업통신망)의 오승모 편집장입니다. 산업용사물인터넷(IIoT)에서 산업기술에 대한 미래의 희망을 엿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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