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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일민칼럼] 산업용 사물 인터넷(IIOT)과 INDUSTRIE 4.0 (5)

산업용사물인터넷의 시스템 수준과 활용방안에서의 고려사항

지난 회까지는 주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이더넷(Ethernet) 통신이 기술적으로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2000년대 이전에는 왜 산업현장에서 사용될 수 없었는지, 어떤 사양적 변화를 통해 현재 산업용 통신의 표준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했다. 또한 산업용사물인터넷(IIoT) 통신에서 사용되는 MQTT와 OPC UA는 무엇이며 어떤 특징으로 인하여 IIoT용 통신 프로토콜로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Industrie 4.0을 위해 정보기술(IT)와 운용기술(OT) 영역의 연결과 데이터 전송에는 어떠한 방안이 있는지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필드버스나 리얼타임 이더넷(Real-Time Ethernet)과 같은 단순한 통신 기술에 대한 내용이었다면 앞선 네 번의 칼럼으로 충분했을 것이다. 하지만 Industrie 4.0에 대한 부분은 지금부터 고민해야 할 부분이 더 크다.

필드버스나 Real-Time Ethernet은 그 사용 목적이나 적용 방법이 단순 명료하다. 하드 와이어링되어 있던 장비나 시스템을 통신선 하나로 제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장비의 설치비용이나 설치시간의 단축, 빠른 고장 진단을 통한 MTTR 감소, 고장 제품교체의 용이성, 다양한 벤더로 부터의 제품 공급등의 이득을 가져오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해당 프로토콜의 적용에 있어 각 협회가 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이를 따르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기술은 교육과 훈련도 간단하다. 프로토콜의 사양과 설치방법등을 설명하고 직접 연결해보는 것으로 간단히 전파할 수 있으며, 교육생 또한 교육의 목표에 쉽게 도달 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의 적용만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사용자가 특별히 고민할 부분이 없었다. 하지만 Real-Time Ethernet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IIoT와 Industrie 4.0은 설계자나 사용자의 역량에 따라 시스템의 수준이나 활용 방안이 달라 질 수 있다.

힐셔코리아 netIOT 데모 전경 2019
힐셔코리아 netIOT 데모 전경 2019 (사진. 아이씨엔)

Industrie 4.0이 기존의 시스템과 가지는 가장 큰 차이점은 기기간의 통신이 가능하다는 점과 더불어 필드레벨의 디바이스들이 클라우드로 직접 연결된다는 것이다. 필드 디바이스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데이터가 클라우드로 연결되어 저장되고, 이를 빅데이터화하여 현재 또는 미래의 시스템이 좀 더 효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면에서 빅데이터의 활용방안이 또 하나의 숙제로 떠오르는 것이다. 빅데이터라고 하면 왠지 거창하고 어렵게 보일 수 있어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해 보고자 한다. 지난 칼럼에서 예를 들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장에 있는 100대의 로봇들이 클라우드로 연결되어 각자가 생성하는 데이터를 클라우드에서 저장하고 있다고 가정을 하자. 로봇이 생성하는 데이터는 매우 다양하다. 로봇 컨트롤러의 온도, 각 서보드라이버나 모터의 온도, CPU의 온도등과 같은 각 디바이스의 현재 상태뿐만 아니라 가동시간, 정지시간, 대기시간, 고장시간등 다양한 운영 데이터도 생성한다. 일반적으로 생산현장에서는 가동시간이나 정지시간, 그리고 고장시간등은 관리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대기시간은 관리하지 않는다. 대기시간은 가동시간에 포함되지만 실제 생산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는 시간이다. 다시 말해서 로봇의 가동시간 또는 가동율이 높다고 하더라도 대기시간이 길거나 가동시간에서 차지하는 대기시간의 비율이 크다면 그 시스템은 효율적이지 않다라고 보는 것이 맞다. 로봇이 대기 중인 상태가 정지나 고장이 아니기 때문에 운영 중인 시스템상에서는 대기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시스템을 설계하는 입장에서는 대기시간이 하나의 중요 체크 포인트가 될 수 있다. 100대의 로봇에 대한 대기시간을 확인하였을 때 평균이상의 대기시간을 가지는 로봇이나 공정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5대의 로봇이 수행하는 작업을 대기시간을 최소화하면 4대의 로봇만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물론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확인을 해 봐야 하겠지만 어쨌든 대기시간을 하나의 데이터로 보고 저장하여 분석한 결과, 신규 시스템에서는 로봇의 대수를 줄일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통해 로봇의 구매비용과 이 로봇이 차지했던 공간을 줄이고 향후 발생할 운영비, 유지보수비, 더 나아가서 유지보수 인력까지 절감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또한 경쟁사와 동일한 시스템을 판매하게 될 경우, 판매가격이나 원가면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요소도 획득하게 되는 셈이다. 단순히 대기시간이라는 데이터를 받아서 분석한 결과가 시스템 수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도 작용할 수 있는 것처럼 Industrie 4.0에서는 빅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매우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럼 빅데이터를 사용한 또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제품의 원가를 계산할 때 재료비, 가공비, 인건비등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이 된다. 이 중 절대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하나가 전력비용이다. 하나의 라인에서 생산되는 모든 종류의 제품에 대한 전력비용은 동일한 비율로 원가에 산정된다. 기존에는 개별 생산 기기의 전력 사용량을 산출하지 않고, 전체 생산라인에서 발생한 전력 사용량을 확인하여 개별 생산품에 이를 반영하였다. 하지만 Industrie 4.0이 도입되면 생산 제품의 모델별로 사용되는 전력량을 산출할 수 있고 모델별 원가의 변동 요인이 된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에서는 원가가 저렴한 제품 또는 이윤이 높은 제품을 전략적으로 미끼 상품화 시키거나 주력 제품으로 키우는데 있어 백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다. 또 다른 방향은 전력 사용량이 높은 공정에 대해 개선화 대상 우선 순위를 올릴 수 도 있다. 회사에서는 원가 절감 활동을 연간 지속적으로 해야 되고, 이런 활동이 몇 년 동안 지속되고 나면 그 한계에 다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서 각 설비의 전력 사용량을 확인한 후 특정 설비의 전력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활동을 할 수 있다면 이 또한 Industrie 4.0의 도입을 통해 효율성을 증가시킨 케이스가 된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IIoT와 Industrie 4.0의 구현은 시스템의 기술적 진보가 가져다 주는 결과보다 시스템의 사용자나 설계자의 아이디어에 의해 발생하는 이익이 훨씬 더 크다.

흔히들 우리나라 산업을 설명할 때 생산기술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Fast Follower라고 한다. 다른 말로 설명하면 이미 나와 있는 제품을 빠르고 싸게 생산하는 능력이 우리 산업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한국 산업이 일본이나 선진국의 제품을 Copy하여 만들어 판매할 때 우리 스스로 이에 대한 타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을 자주 해 왔었다. 하지만 중국이 우리나라 제품을 Copy하기 시작한 이후엔 이를 짝퉁이라는 말로 낮춰 부르고 있다. 모방, 복제, 표절, 짝퉁등의 단어들은 어쩌면 유.무형 자산에 대한 특허가 일반화되지 못한 후진국에서 주로 사용되는 말일 것 같다. 지적 재산권의 소유에 대한 강력한 사회적 시스템이 완비된 곳에서는 통용되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서는 모방과 Industrie 4.0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하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미 그 의미를 파악하신 분도 계실 것으로 안다. 공장이나 시스템의 구조는 그 생산품에 따라 생김새는 다르지만 기본적인 구조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인 구조가 동일하다면 거기서 발생하는 데이터 또한 기본적으로 동일할 수 밖에 없다. 유사한 데이터를 받아서 빅데이터화 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산현장이나 각 부서 또는 회사 전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결과를 도출하는 아이디어는 기계가 아닌 사람만이 만들어 낼 수 있다. 로봇의 온도 변화만을 가지고도 어떤 사람은 기계의 고장을 예상 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로봇 컨트롤러 FAN의 개수나 사이즈에 대해 고민할 수도 있다. 같은 시스템을 보고 있더라고 그 필요에 따라 생각하는 것과 그 결과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여태껏 다양성을 인정하기 보다는 통일성을 중시해 왔기 때문에 Fast Follower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성이 더 중요시 되어야 할 시점에 다다랐다.

IIoT나 Industrie 4.0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생산시스템은 선진 시스템의 복제에 의해 만들어진 하드웨어에 불과하다. 이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개별 아이디어가 더해져야 한다. 하드웨어 시스템은 많은 시스템 공급회사가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구매하여 사용하는 것에는 특별한 문제나 제약이 없으며 한번의 설치로 그 투자는 일정부분 종료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Cloud에서 운영될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그 개수나 범위에 대한 한계나 만족이 없다. 프로그램 서비스 회사에서는 일정 기간마다 업그레이드 된 프로그램을 출시하거나 새로운 프로그램을 소개할 것이고, 사용자는 계약에 의해 사용료를 지급하면서도 그 기능을 완벽하게 사용하거나 그 운용성에 대해 100% 만족하지는 못 할 수도 있다. 만약 자신의 시스템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없거나 데이터 활용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는 회사일수록 프로그램 서비스 회사의 제안을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상품화된 프로그램을 계속 도입하여 사용하게 되면 고비용 저효율 시스템이 되기 쉬울 뿐 아니라 기존에 기대했던 시스템과의 괴리가 생겨 시스템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이 있다. 초기 투자가 많이 발생하는 하드웨어의 적용보다 프로그램 사용료와 업그레이드 비용처럼 소량으로 꾸준히 발생하는 비용이 더 큰 법이다. 그리고, 데이터가 쌓여 갈수록 거기에서 발생하는 비용도 커지게 된다.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스템 설계 단계에서부터 모든 유관부서의 참여가 필요하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똑 같은 데이터를 보더라도 다른 결과를 도출하기 때문에 모든 부서로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추출된 아이디어로부터 우리 회사가 하고자 하는 방향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정하거나 제작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현실과 미래에 맞게 수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높은 효율성과 사용자들의 만족은 당연히 회사의 이익과 연계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아직 소프트웨어에 대한 가치를 정상적으로 인정해 주지 않는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모두들 인지하고 있다. 다만 이를 생산하는데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나 인적자원의 투입에 대한 비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미래의 시스템에서 사람이 할 일은 점점 사라질 것이고, 이와 같은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 벌써 나타나고 있다. 은행 창구가 로봇으로 대치되고, 환자의 병을 판별하는데 인공지능이 사용되고 있다. 단순한 작업이나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일은 컴퓨터가 사람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Industrie 4.0도 결국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컴퓨터를 활용하여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다만 무엇을 해야 하는 가에 대한 결정에 있어서 사람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기기간의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IIoT 기술과 고기능 대용량의 Cloud가 있더라도 결국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이를 활용하는 사람이 그 중심이 되며, 회사가 그 인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성과도 결정되는 것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단순한 교육이나 훈련을 통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므로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에 있어서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원일민 / 힐셔코리아 대표

 

[원일민 칼럼] 산업용 사물 인터넷(IIOT)과 INDUSTRIE 4.0 (1)
통신기술 융합 산업용사물인터넷을 통한 산업현장의 변화

산업용 사물 인터넷(IIOT)과 INDUSTRIE 4.0 (2)
MQTT와 OPC UA 통신을 통한 산업용사물인터넷(IIoT)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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